일상이야기

0114 - 식민제국 일본 여행기 9일차 - 타이완 타이난

hiStoryshun 2026. 1. 15. 19:55

블로그를 쓴다는 것은 진짜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이번 여행을 하면서 느끼게 된다. 하루 일과를 정리하는 것이기에 쓸 재료들은 많이 있는데, 이를 막상 정리하는 + 기록으로 남기는 일은 쉽지많은 않다.
오늘은 타이난으로 넘어가는 날이다. 타이완에서 처음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만큼 긴장되서인지 잠도 자주 깼다. 그래도 자기 정비를 잘 마무리하고 가오슝 역에는 9시 23분 기차 출발 30분 전에 여유있게 도착했다.

2박 3일간 잘 지내다 갑니다, KW2 Hostel designed by MUJI.
가오슝 기차역. 천장의 건축물 구성이 매우 인상깊다.
시간이 남아서 올라가본 가오슝 역 옥상정원. 멀리에 가오슝 85빌딩이 보인다.
광고인데, 단순 광고가 아니다. 매우 흥미로운 광고라서 기록에 남겨본다.
타이완 기차에서 눈에 띄던 것. 점자가 박혀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당연한게 당연하지 않은 한국에 대한 고민을 하게된다.

기차는 한국과 다른 것은 없었다. 탑승한 신자강호(뉴쯔짱호)는 시속 100km/h 정도로 달렸고, 30분 안되니 타이난은 금방 도착했다. 타이난 역에 내리자마자 10시가 되어 숙소에 짐만 맡겨두고(체크인 시간은 4시부터!) 안평고택으로 향했다. 본래 오늘의 일정은 다른 코스를 짰지만, 대부분이 수요일 휴무였기 때문에 급하게 일정을 변경한 것이었다. 타이난은 전철이 없는 도시다보니, 안평고택까지 가는 길은 버스를 타고 갈 수밖에 없다. 츠칸러우 앞에서 다니는 투어리스트 버스 98번을 타고 가야 했는데, 역시나 제 시간보다 3분 연착하길래 ‘아 역시 연착은 기본이구나’ 생각했다. (물론 그 판단을 후회를 남기게 된다 ㅜ)

안평고택 전경. 생각보다 작다.
안평고택을 오는 이유의 대부분인듯 하다. 맹그로브 나무가 어마어마한 크기다. 안평고택이 버려진 시기가 있다보니 맹그로브 나무가 아예 건물을 덮어버렸다.

안평고택 내에는 영국인 중심의 상단이 어떻게 생활하였는지에 대한 전시도 잘 해 두었다. 다만, 이 고택을 둘러보기 위해 나무를 고려하여 철제 계단이 잘 설치되어 있는데, 하필 아침을 뭐 안먹고 귤만 2개 까먹고 말다보니 돌아다니기 힘들었다. 심지어 이어서 갈 곳은 안평고성-질란디아 성. 에너지 섭취를 위해 고택 앞 공터에서 귤 2개 더 까먹고 성을 찾았다.

안평고성 박물관. 질란디아 성 시절부터의 역사를 잘 전시하고 있다.
(중국인들에게) 타이난의 시작을 만든 정성공. ‘민족 영웅‘이 맞는가는 일단 차치하더라도 정말 많이 눈에 띈다.
질란디아 성 시절의 배치로 추정.
안평고성 근처의 ‘색‘ 에 대한 전시. 색감이 매우 예쁘다.

안평고성을 관람 후 내려오면 성공벽이라고 있다. 정성공이 처음 타이난에 들어왔을 때 질란디아 성 앞쪽 일부를 성공벽이라고 부르게 된 것 같다.

다만 건물 사이에 끼여서 직접 보기는 어렵다. 이름만 남아 전해지고 있는 셈.

성공벽을 지나면 성로렌스 성당이 있다. 여기도 보육원과 함께 하는 성당인 듯 한데, 수요일은 휴일인지 내부 관람이 불가했다. 결국 그 근처의 대천후궁만 둘러보고 나니 12시 반. 점심 먹을 시간이었다. 점심을 먹고자 원래 계획했던 식당이 (하필 또 가는 곳마다 휴일이다.. + 여긴 수요일 많이 쉰다) 쉬는 날이라 그 옆 식당에서 좀 과하게 단 우육면을 먹고 억재금성으로 향했다. 억재금성은 안평고성에서 직선거리로는 가깝지만 해안가를 돌아가야하기 때문에 자전거로 찾아가게 되었다. 억재금성은 청나라 후기 외국군의 대만부 침략에 대응하기 위해 1874년 심보정에 의해 만들어진 포대로서, 중간에 대포 파손 및 성 미사용으로 방치되었으나 대략 당시의 모습 비슷하게 복원하고 모형 포대를 전시하고 있다.

억재금성 정문. 생각보다 평이하다.
소형포. 전장식 40파운드 4대와 후장식 20파운드 4대가 있었다는데 현존하는건 20파운드 1대.
암스트롱사 전장식 대포라고. 물론 이건 모형.
억재금성 축성에 중요한 인물이었던 심보정 동상. 중국근대사 공부하면 가끔 보게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억재금성을 둘러보고 나서 타이난 시내로 들어가서 구시가지 거리를 둘러보려 했다. 그런데 웬걸, 억재금성을 나오자마자 타야하는 투어리스트 버스 98번이 지나가는 것 아닌가…! 망했다를 외치고, 다음 버스를 알아봤지만 40분 정도 뒤에나 도착 예정이었다. 정말 타이완의 대중교통 버스 체계는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다행이라면 다행이도 바로 옆에 있던 유바이크에 전기자전거가 있어서 이를 타고 이동할 수 있었다. 천만다행..

이어서 이동한 곳은 션농지에(신농가). 중국 작은 골목의 감성이 충만한 장소로서 매우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션농지에 거리 입구. 골목을 돌아보는 재미가 있다.
거리 끝의 도교 사원. 정말로, 타이완 각지의 상업지구엔 도교 류의 사원이 많다.

션농지에를 둘러보며 골목골목의 활기를 느낄 수 있었다. 츠칸러우(적감루)까지 가는 길에 만난 관제묘, 관제묘 옆의 마사야청까지 이어지는 경로를 찾아 걷는 길은 향 태우는 냄새로 가득했다. 새삼 중화권에 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사야청은 전해지기로 관우의 적토마를 관리하는 여성을 기리는 곳이라 하는데, 자세히는 몰라서 훑어보고 지났다. 나중에 기회가 닿으면 좀 더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마사야청 바로 옆엔 적감루가 있다. 여기 또한 입장료 NT$70.. 여기까지 온 안평고택-안평고성-억재금성-적감루까지를 미리 알고 왔으면 NT$150에 탐방할 수 있는 역사투어패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새삼 아쉬웠다. 미리 좀 더 조사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타이난 지역의 각종 사적지나 박물관의 입장료들이 그 값을 하는가라고 볼 때 그건 좀 아니라는 아쉬움이 있기 때문이다. NT$20~40 사이여야 할 것 같은 곳들이 기본 70, 많으면 130도 받는 걸 보고 한국의 무료 입장료에 너무 익숙해졌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적감루는 청대 대만부 청사 건물 하나, 정말 그게 다였다. 뭐가 없다.

적감루는 생각보다 실망해서, 사진이 얼마 없다. 이건 적감루 물청소하는지 물뿌리고 난 이후의 모습. 무지개도 보였는데, 아쉽게 사진 찍을 땐 보이지 않았다.

적감루까지 보고 나니 시간은 15시 30분. 호텔 체크인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 결국 일정을 추가하여 하야시백화점 - 타이난 공자묘를 가보고자 했다.
하야시백화점은 서울로 치면 미츠코시 백화점(현재의 신세계백화점 본점 자리) 같은 느낌이었던 것 같다. 근대 신식문화의 상징같은 공간에, 나름 고급 물건을 팔기도 하니 근대인들이 항상 모이는 장소로서 이용되었던 것 같다. 지금은 건물에 간단한 상가로서 지역 공예물품 등을 판매하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는데, 하야시 백화점의 가장 예쁜(?) 것은 엘리베이터. 내부는 신식이지만, 엘리베이터 입구가 근대식 모습을 그대로 살려두고 있었다.

하야시백화점 전경. 어쨌든(?) ‘백화’점이다.
엘리베이터 입구. 이거 지켜보는 것도 꽤 흥미진진하다.
특징인데, 옥상에 신사가 있다. 마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영화 ’날씨의 아이’에 나왔던 장소 같은 모습. 지금은 미군 공습 당시 파괴된 건물 잔해 일부를 봉납 장소에 두고 있다.

하야시 백화점을 지나 타이난 공자묘로 향했다. 타이난 공자묘는 가오슝 공자묘와 비슷하겠지만, 주변 모습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기도 해서 찾았다. 그러나..

공자묘의 대성문 앞. 입장료 NT$40을 받는다. 하…. 대성전 가겠다고 굳이 내기엔 너무나 아까운 느낌의 금액.
타이난 공자묘 평면도. 명륜당은 돈 내지 않고 들어가서 볼 수 있다.

입장료에 실망하고 그냥 지나쳐 명륜당만 보고 나왔다. 공자묘 근처의 거리가 좀 더 번화하여 이걸 지켜보는 재미가 있고, 하루 동안 이동한 거리도 적지 않아 슬슬 숙소로 향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숙소로 향하는 길엔, 타이완 드라마 중 인생 드라마 2개 중 하나인 상견니의 32레코드로 사용된 촬영지가 있었고.
(이번 타이완 여행의 주제는 물론 식민제국 일본이지만, 개인적으론 드라마 촬영지 찾아가는 것도 경로에 넣어두고자 했다 ^_^)

(드라마 속) 32 레코드 전경. 뒤쪽에서 경로를 찾아 왔다 보니, 처음엔 여기가 맞나 하고 지나쳤었다. 실제로 뭐가 없다..

여기까지 보고 나니 더 돌아다니기엔 내 발바닥이 원성을 내지르는 것 같은 괴로움이 함께했다. 결국 여기서 일정을 마무리하고 숙소로 향했다. 숙소에서는 간단히 자기 정비하고 저녁먹으러 나갔다. 래일완(Lai yi wan)이란 가게였는데, 한국어 대응을 해주려고 노력해주어 너무나 감사했고 또 이를 알고 찾아가긴 했다. 돼지고기볶음면과 (너무나 야채가 고팠던지라) 청경채데침을 주문해서 먹고 근처 세븐일레븐에서 타이난 한정 대만 맥주를 사오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가오슝도 볼 것이 엄청 많지는 않았는데, 타이난은 그것보다 더 없는 느낌이다. 그래도, 내일은 타이완국립역사박물관을 찾을 예정이니 뭐라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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